책
시대의 우울 (최영미)
오후라라
2016. 9. 18. 15:42
# "이 여행이 끝나면 나 또한 저 시끌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리라. 그러나 지저분한 건 오히려 삶일지도 모른다. 삶은 때로 우리를 속일지라도 생활은 우리를 속이는 법이 거의 없다. 그것은 때맞춰 먹여주고 문지르고 닦아지기만 하면 결코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 일상은 위대하다. 삶이 하나의 긴 여행이라면, 일상은 아무리 귀찮아도 버릴 수 없는 여행가방 같은 것. 여행을 계속하려면 가방을 버려선 안되듯, 삶은 소소한 생활의 품목으로 나날이 새로 채워져야 한다. 그 뻐근한 일상의 무게가 없으면 삶은 제자리를 찾지 못해 영원히 떠돌것이다."
# 삶과 일상에 대한 그녀의 생각이 새로웠다. 삶은 곧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그래서 내가 원하는 데로 흘러가지 않을때 나는 일상을 포기하였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말한다. 삶이 너를 배반한 거지, 일상은 너를 배반하지 않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