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테린, 가그린 사용해야할까?

# 환자들에게 충치가 있다고 말하면, '양치질 뿐 아니라 가그린도 하는데 왜 충치가 생기는 거죠?' 라고 종종 묻는다. 가그린이나 리스테린을 사용하면 구석구석 칫솔이 안닿는데까지 닦이는 느낌이 들긴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심리적 안정감이 커서 자꾸 여기에 기대게 된다는 것이다. 

# 한 친구가 영국에서 식당 주방에서 알바를 했다가 충격을 먹었었다. 식기들을 그냥 퐁퐁 같은 세척제에 담가 놓고 행주로 닦기만 한다는 것이다. 손님들은 그 사실을 모른채 접시에 담긴 음식을 포크, 나이프로 맛있게 먹는게 안타까웠다고 한다. 치아도 이런 식당의 접시들과 다른 바 없다. 접시를 수세미로 뽀드득 소리날 정도로 닦아야 깨끗해진다. 치아들도 마찬가지로 양치를 하고 손으로 문질렀을때 뽀드득 소리가 나여야 비로소 제대로 닦아진 것이다. 그러려면 칫솔모, 치실 및 치간칫솔로 구석구석 닦아주어야 된다는 것이다. 

# 그럼 왜 가그린이나 리스테린을 써야하나? 사실 음식 먹고 꼼꼼히 닦아준다면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지만... 치태가 쌓이는 것을 방해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나를 비롯한 치과의사들 대부분 본인 스스로 가그린을 사용하지는 않는 이유는 이게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양치질이나 여러가지 도구들을 사용해서 열심히 닦기 때문이다.

# 어떻게 사용해야하나? 가그린 리스테린 모두 양치하고 나서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같은데, 리스테린은 비이온성이기 때문에 치약에 있는 이온성물질과 반응을 안해서 바로 가글해도 되지만 가그리은 반응을 하기 때문에 양치질하고 30분 이후에 가글해야 한다. 그리고 두 제품 모두 사용한 다음에 30분 이상은 음식을 안먹어야 효과가 지속된다. 그래서 나는 이것저것 다 귀찮아서 리스테린으로 잠자기 전에 1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