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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진료를 하다보면 두가지 타입의 횐자들을 마주친다.
1. 선생님께서 알아서 해주세요.
2. 이런 저런 치료를 해주세요.
대부분의 직업적인 높낮이가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위의 1번과 같은 환자들은 점점 적어진다. 내가 직접 여러 치과를 알아보고 어떤 치료가 적당할지 생각해본 다음 의사에게 이런저런 치료를 해달라고 한다.# 미국에 가서 신문을 보면 가끔 놀랄데가 있다. 광고지에 약을 광고하는데 "의사에게 이 약을 요구하세요." 라는 것이 있었다. 법과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미국이라는 사회에서는 이런것이 가능하구나라는 놀라움과 더불어 점점 우리나라도 이렇게 되겠지라는 안타까움이 든다.
# 왜 안타까운 느낌이 드는 걸까, 미국적인 방법이 보다 환자중심적이고 민주적인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직업에는 돈 뿐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주고 받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의사라는 전문적 직업 뿐 아니라 모든 직업이 돈을 주고 받는 것만을 바탕으로 하면 공허한 느낌이 든다.
# 그렇치만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사회 전반에 걸쳐 그리고 의료업계도 일어나다 보니 환자가 의사를 온전히 믿어주세요! 라고 하기 힘들다. 처음 본 의사를 어떻게 100%로 신뢰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평생 본 배우자도 그만큼 신뢰하지 않는데 말이다.# 언젠가부터 상당수의 화장실에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전까지는 화장실을 과연 매일 청소할까라는 의문을 종종 했는데 그때마다 '그래 뭐 믿어야지 어쩔수 있겠어'라고 되뇌고 말았다. 어차피 이용해야 되는데 신뢰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윤리라는 놈이 태생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은 비현실적이라는 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뜬구름에 발을 디딜 수는 없는 것이가? 따라서 의사입장에서는 윤리적 행동 지침들을 표현하는 노력들이 중요하고, 환자 입장에서도 이런 것들을 표현하는 병원을 이용하면 조금이나마 안심하고 이용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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