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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이 될때 (폴 칼라니티)책 2018. 3. 13. 22:23
# 너무나 아름답지만 너무나도 슬픈 제목이다. 숨결이 바람이 된.. 안타까운 그 사람은 이 책의 저자이다.
# 대학병원의 전공의들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잠잘때를 빼고 계속 일을 하게 된다. 그들의 미래는 수련이 마칠 때부터 시작된다. 신경외과 수련을 한 저자 또한 1년 뒤를 D-day로 생각하고 힘든 전공의 과정을 견디고 있었다. 1년 뒤면 지금의 연인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장 잘나가는 의사 중의 한명이 될 것이 분명한 상태였다. 그 순간 암을 선고 받는다.
# 나 또한 전공의를 했기에 이는 너무나 극단적이다. 소설이라도 이런 플롯을 쓴다면 저주할 것이다. 무서워서 '만약 나라면' 이라는 가정조차 하기 싫지만, 만약 한다면 나는 수도 없이 하늘에 외칠 것이다. '내가 이렇게 고생했는데, 한번도 인생이라는 열매를 맛보지도 못하고 죽다니. 무엇을 위해 그토록 고생했나요. 하느님. 제 인생은 어떠한 의미가 있었던 것일까요. 고생을 위한 인생인가요?'
# 저자도 이러한 생각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암 선고 이후의 감정의 기복들을 써내려간다.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자신의 강인한 모습만을 세상에 비추는 것이 아닌, 그의 솔직한 모습들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는 나로서는 '상상하지 못할' 결심들을 하게 된다. 연인과 계획해서 아이를 낳고, 남은 1년의 신경외과 수련을 마치기 위해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고, 이 책을 지필하기 위해 죽는 순간까지 펜을 놓치 않은 것. 힘든 순간에 맞부디치게 되면, 무기력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무기력함을 이겨내고, 졸업하고 소위 잘나가는 동기들 모임에 나가서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지혜롭고, 끔찍한 고통을 더 높은 가치를 위해 수련 생활을 참아내는 강인한 사람이다.
# 책을 읽고 항상 하는 '나도 그처럼 ~ 되고 싶다.' 라는 말이 이 책을 읽고서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먹먹한 감정이 계속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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