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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는 뽑아야 할까?글쓰기 2018. 3. 18. 00:38
# 누가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 누군지는 몰라도 고약한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 같다. 태어날 때 부터 사랑받지 못할 운명을 가진 것에게 사랑이라는 말을 붙여주다니.. 사실 지금 우리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그렇치 원시인들은 사랑니를 진짜 사랑했을 수도 있다. 근대화되면서 점점 부드러운 음식을 저작하기 때문에 턱이 작아지도록 진화해 갔다. 치아를 담고 있는 턱이 작아지기 때문에 맨 나중에 나는 치아가 삐집고 올라올 곳이 없는 것이다.
# 치과 의사는 사랑니를 발치하는 게 좋다고 말하기 조심스럽다. 사랑니일지라도 치아인데 그것을 빼기를 원하는 환자는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프지 않은데, 발치하라고 하면 환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렇치만 가족들에게는 사랑니는 반드시 뽑아야 하는 거라고 말한다. 언젠가 누나가 '불편감 없는데 왜 뽑아야 해?' 라고 물었을때, 나는 '관리안되니깐..' 라고 말했다. 누나는 그럼 자신감 찬 목소리로 말한다. '난 관리 잘하니깐 그럼 안 뽑아야 겠다!' 그러면 그냥 가만히 있는다. 어떻게 말해도 통증이 생겨야만 뽑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 '사랑니는 관리가 안된다' -> '관리를 잘하면 괜찮다.' 라는 생각의 흐름은 자연스럽다. 왜냐하면 '관리'라는 단어에 나의 '의지'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형용사를 사용하여 표현하여도 다음과 같은 생각의 흐름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니는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관리가 안된다.' -> '관리를 (엄청) 잘하면 괜찮다.'
# 대부분 뉘어진 채로 잇몸 속에 묻힌 채로 나온다. 뼈에 박혀 있지 않는 한, 치아 주위에는 치태가 살기 좋은 환경이다. 잇몸안에 있다고 해서 치아가 안전한 벙커에 있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벙커가 없어야 더 잘 유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 말한 것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관리가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잇몸이 부워서, 참다 참다가 턱까지 부은 상태로 응급실로 오게 된다.
# 턱 모양이 다양하듯이 사랑니가 자라나는 모습들도 다양하여서 다 뽑으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욱신거리고 잇몸이 붓는 치아들은 대부분 봅아야 한다. 사랑니라는 이름처럼, 이미 역설적으로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지만 님은 이미 떠나간 상태이다. 아픈데 지켜보자고 하는 의사가 있으면 감사해하지 말고,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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