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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줄리언 반스)책 2011. 6. 16. 14:24
# 단편 말미의 주인공이 애인을 위해서 테러리스트의 대변인이 되야하는 굴욕적인 선택에 직면할 때, 그가 회상한 실제 실험이 책을 덮은 지금도 생각이 난다.
최근에 새끼를 낳은 암놈 원숭이를 대상으로 연구원들이 실험을 했다. 우리에 갖힌 어미는 평소와 다름없이 새끼들에게 젖을 물려주고, 털을 골라주고 했다.그 다음 실험자들은 금속 바닥에 열을 가하기 시작했다.어미 원숭이는 불안하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깩깩 소리를 지르며, 나중에는 발을 번갈아가며 서기 시작했다.그동안 새끼 원숭이를 줄곧 껴안고 있었다.바닥의 열을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어미 원숭이들은 실험자들이 표현하듯이 이타주의와 이기주의 간의 선택에 직면했다.원숭이는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극도의 아픔과 어쩌면 죽음을 감내하거나, 아니면 새끼를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자신이 올라서서 자신의 해를 막든가 해야 했다. 그리고 모든 사례에서 빠르든지 늦든지 간에 항상 이기주의가 이타주의를 이겼다.
# 아침 테니스 레슨 때의 일이다. 뒤 타임의 레슨을 받는 아주머니께서 요즘 종종 안오셔서, 요즈음 레슨 전 뿐 아니라 후에도 자주 공을 줍게 된다. 코치님께서는 바쁘면 먼저 가도 된다고 하셨지만, 사실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코치님과 같이, 혹은 혼자서 공을 줍는다. 유난히 더웠던 오늘 아침, 공을 혼자 줍고 있는데 내 마음 속에 악마가 속삭이기 시작했다. "코치님은 왜 같이 안주우시지? 이렇게 더운날씨에 나만 줍는건 너무 한거 아니야? 다른 코치님이셨다면... 나를 순진하게 봐서 이제 내가 공을 줍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
마음을 헝크러트리는 이러한 생각의 흐름을 의식적으로 막기 위해, 나름대로 자신에게 말을 걸어 봤지만, 결국 다 주운 후에는 살짝 기분이 나쁜채로 터덜터덜 코트를 나갔다. 그 후, 코치님께서 "도와줘서 고마워"라는 말고 오늘 생신이라는 말씀에, 이기적이었던 나에 한없이 부끄러웠다.
# 동물들의 이기심이 유전자에 박힌 피할 수 없는 '본성'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그 다음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악마의 속삭임이 들린다고 해서 너무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모든 갈등은 '나의 배(욕심)이 비어 있지 않고, 가득 차있기 때문에' 생김을 항상 생각하여야 한다. 또한 베품(이타심)이 세속적인 것보다 '높은 가치'를 지님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이타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음에 오히려 '감사'하려 한다. 훗날.. 나(인간)라는 이기적인 '본성'을 이겨내고 그들을 '사랑'한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을 도와 줄 수 있기를 기도한다.'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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